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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롤의 공부

책: 탁월한 사유의 시선 본문

독서

책: 탁월한 사유의 시선

소로롤 2019. 2.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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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탁월한 사유의 시선", 21세기북스

흔히 철학은 유명 철학자들의 이론을 학습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다소 고리타분한 학문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철학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도발적인 주장이다. 철학이란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사용되어야 하며, 단순히 과거이론을 답습하고 훈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힘으로 독립적인 사유를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최초의 철학자는 탈레스다. 그는 독립된 자세로 예민함을 견지하고 고독 중에서 자신만의 틀로 세상의 이치를 설명했다. 탈레스 이전까지는 모든 현상을 신과 관련지어 설명했지만 탈레스는 "만물의 기원은 물"이라 주장하며 과거의 신학적 사고관에서 일대 변혁을 이뤄냈다. 그의 설명의 정확성 여부의는 별개로, 과거의 사유 프레임을 벗어났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유의미하다. 

마찬가지로 중국 고대왕조 때 주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된다. 주나라의 여러 제후국 가운데 기나라에서 한 사람이 혹여 땅이 무너질까 하늘이 꺼질까 걱정했다 그러자 현자가 대답하길 땅은 기로 이루어져 있으니 그럴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기는 뭉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로 설명하는 방식이 과학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천명과 연관짓는게 아니라 기라는 프레임으로 설명했다는 것에 철학적 의의가 있다.

고도의 철학적 사유를 하지 못하면 개인적 차원에서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다. 근대 시기 서구열강의 아시아, 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 침략이 그 일례다. 서양에서는 베이컨을 필두로 철학적 사유가 계속되며 끊임없는 사회, 기술발전을 경험했다. 반면 동양을 포함한 여타 대륙은 뒤쳐졌다. 상황을 전략적으로 구성하는 것에 실패하고 기껏해야 전술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예컨대 중국은 1840년 제 1차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하고, 이어 60년 2차 아편전쟁에서도 굴욕을 맛보았다. 그 결과 각각 난징조약과 베이징조약이라는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조약을 맺고 반강제적으로 개항했다. 일본 또한 마찬가지로 페리 호 사건으로 개항했으나 그로부터 20년 후 오히려 함포외교를 실시하여 조선에 진출했다. 이는 메이지 유신 덕분이다. 즉 이들은 철학적 사유에 성공, 중국과 조선은 실패했다고 보아야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사유하고 고찰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책을 읽고 보다 독립적으로 사고하려 노력했지만 역시 지난한 과정이었다. 아직도 잘 되지 않고, 내 생각과 주장을 면밀히 살펴보면 배후에 그 분야의 권위자가 있다. 건명원에서 진행하는 강의가 있다고 들었는데 참가하지 않기를 잘 한것 같다. 전혀 독립적 사유를 하지 못하는 내가 간다 한들 조롱거리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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