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물세례 안타까운 이유
오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주와 전주를 방문했습니다. 광주에서 황 대표는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요지의 연설을 했는데요. 이에 격분한 광주 시민들이 황 대표 일행에게 생수병을 던지고 물세례를 퍼붓는 등 격렬히 항의하였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부는 황 대표를 향해 달려들어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당직자 간에 몸싸움도 벌어졌습니다.
# 황교안 물세례 왜 안타까운가?
이번 광주 시민들의 대응은 대구 시민들의 반응과 대조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지난 3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곡시장을 방문했는데요. 전통적으로 대구를 비롯한 경상도 지역은 보수 정당의 지지율이 높은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낮습니다.
위 자료는 4월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TK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과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타 지역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19.9%로, 수도권의 여당 지지율(41.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한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취임 후 가장 높은 72%까지 올랐습니다.
TK 민심은 청와대와 여당에 비판적이지만, 이러한 정치적 분위기와는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했을 때 시민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상인들은 플래카드를 준비하였고 밝은 미소로 대통령 일행을 응대했습니다. 시민 한 명이 계란을 소지하고 있어 입장을 제지한 일이 있었지만, 단 한명에 불과하였으며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를 제외하고는 단 한건의 폭력적인 행위도 없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하나는 다원주의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의견을 달리 할 경우 폭력에 의존하기보다는 토론을 통해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의 기본자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전반적인 대구 여론은 청와대와 여당에 호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물세례나 생수 투척 등으로 반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광주시민의 여당대표 방문에 대한 반응과는 대조적입니다.
대구시민이 성숙한 것일까요? 아니면 청와대의 '훌륭한' 경호 때문에 분노한 민심을 표출하지 못한 것이었을까요?
세태가 참으로 재밌게 돌아갑니다.